하진수 기자 | 2012/10/23 16:00:00 “연평균 60만개의 사업체가 새로 차려집니다. 이 중에서 58만개는 퇴출당하는 게 현실입니다. 자영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이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근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에서 열린 ‘4060인생설계포럼’에서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의 낮은 수익성과 짧은 생존기간은 가계부채의 증가를 초래해 이들을 사회적 빈곤 계층으로 전락시킨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50대가 30%로 1위를 기록했으며 40대가 28.5%, 60대 이상이 23.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자영업자의 비중은 14.1%에 그쳤다. 김 선임연구원은 “창업에 나서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보통 편의점, 음식점과 같은 생활밀접형 사업에 뛰어든다”면서 “그러나 절반 이상의 신규 사업체가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폐업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어 “자영업자의 평균 월소득은 150만원을 밑돌고, 자영업 가구의 부채는 평균 9000만원 수준”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도 상용임금근로자가 연평균 5.9%인데 비해 자영업자는 18.6%에 달한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이 이처럼 사지(死地)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은 것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준비 부족’과 ‘경쟁 과다’를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의 발표를 보면 자영업자의 60.4%는 창업을 위한 준비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중 과거에 사업체를 운영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비율도 64.1%에 달했다. 주된 경쟁상대가 대형업체가 아니라 주변에 있는 자영업자라고 답한 자영업자의 비율은 41.2%였다. 이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준비 없는 창업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흔히 보던 업종에 뛰어들 수밖에 없고, 자연히 과다한 경쟁을 만난다”면서 “자영업자의 경쟁상대는 자영업자인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상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도 “최근 생계형 창업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의 수익저하와 영세화를 가속시키고, 자영업의 금융 상환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창업 증가가 오히려 경제 안정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2010년 우리나라의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2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9%의 약 1.8배에 이르지만 임금근로자 비중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최근 은퇴하기 시작한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 부회장과 김 선임연구원은 모두 무분별한 창업은 지양하고, 예비창업자를 재취업의 길로 유도함으로써 과밀화된 자영업자 시장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부회장은 “자신의 재능과 무관한 창업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량과 재능에 기반을 둔 창업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중ㆍ고령자 역량 평가시스템을 마련하고 역량별 적합한 직무 및 창업 업종 매칭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상당수의 창업자가 재취업이 어려워서 창업하는 이른바 ‘비자발적 창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자영업 게시판’ 등을 만들어 자유로운 규제 환경을 조성해 과밀화를 방지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s ⓒ ChosunBiz.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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