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보살피라고? 더일하게 하라

게시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1. 11. 오후 5:46   [ 알 수 없는 사용자에 의해 업데이트됨(2012. 11. 11. 오후 5:47) ]
류현정 기자 | 2012/10/24 11:15:23

▲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노인들은 더 이상 보살핌(care)의 대상이 아닙니다. 왕성한 활동 인구로 봐야 합니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전도사다. 그의 전도 영역은 ‘실버 세대’도 가리지 않는다. 정 교수는 최근 열린 연결지성포럼에서 “의료 기술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60대 이상 인구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IT 교육”이라면서 “이것이 노인 인구를 위한 가장 큰 복지”라고 주장했다.
이번 포럼은 내달 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4060인생설계 박람회 2012’을 앞두고 4060세대를 위한 연구포럼 형태로 열렸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진행한 노인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총 50개국 150여명이 참가했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노인들을 어떻게 보살필까에만 초점을 맞추고 논의를 하더라고요. 저는 노인들도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가 주장한 노인 인구의 사회 참여 확대 필요성은 당시 회의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노인 인구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 IT교육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에는 아파트 경비나 유적지 해설 가이드 외에는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데, 사회적으로 고령 인구는 새로운 일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꼭 필요한 IT 기본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60대 이상에게 3개월 IT 교육을 하고 설문 조사를 했더니, 정보화와 생활의 자신감을 얻었다는 반응(87%)이 많았습니다. 정보화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활동도 늘었고요. 요즘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령층이 활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정 교수는 60대 이상이 만드는 ‘실버넷뉴스(http://www.silvernews.or.kr)’를 운영하면서 고령 인구의 사회적 경제적 잠재력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버넷뉴스는 2000년 전 정보통신부와 83개 대학이 참여한 노인 IT교육 운동인 '실버넷 운동'이 뿌리다. 2002년 12명의 실버넷 뉴스 기자단이 발족하고 2005년 실버넷 뉴스 홈페이지가 오픈됐다. 현재 실버넷 뉴스에는 200여명의 기자가 활동하며 매월 250개에 달하는 뉴스를 쏟아낸다. 60대 이상이 무거운 ENG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취재하는가 하면 메인 여성 앵커의 인기도 대단하다. 퇴임 교사인 권오갑씨(1925년생)는 실버넷 뉴스의 최고령 기자로 활약 중이다.

한국 남자와 여자의 기대 수명은 각각 77세와 83.7세. 은퇴연령은 55세다. 은퇴 후 20~30년 이상은 직업 없이 살아가야 한다.

“리타이어(retire)의 사전적 의미는 '은퇴하다'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의미도 있어요. 실버넷에서는 '타이어를 새로 키우고 생생한 달리다' 로 해석합니다. 은퇴란 새로운 인생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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